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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가 🩸 1시간 반 넘게 멈추지 않은 아침, 대체 왜?

오늘 아침, 박사과정 학생에게서 갑작스러운 전화가 왔어요. 코피가 1시간 반 넘게 멈추지 않아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하더라고요. 택시 타고 병원에 도착해서 지혈제 주사를 맞았지만 효과는 미미했고, 결국 응고촉진제를 묻힌 거즈로 겨우 지혈을 시켰다고 하네요. 그 박사생의 집은? 아마도 온통 피바다가 돼있었을 듯해요. 코피가 나자 기존 알고 있던 지혈법을 동원해서 고개를 젖히지 않고 콧대를 눌러주며 아이스팩을 대주는 등 최대한 정확한 방법으로 대응했음에도 지혈이 쉽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코피를 멈추려고 피바다가 된 침대에 걸터앉아 코를 막고 있는 여성의 긴박한 모습
코피를 멈추려고 피바다가 된 침대에 걸터앉아 코를 막고 있는 여성의 긴박한 모습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아들이 유치원 다닐 때였는데, 코피가 30분 넘게 멈추지 않아서 너무 놀란 나머지 응급실로 달려갔지요. 하지만, 당시 그 병원의 의사는 별다른 처치를 하지 않았고, "그냥 지켜보세요"라는 말만 남겼지요.~~~ 저는 집에서 이어 응급실에서도 계속 아들의 콧대를 계속 눌러주고 아이스팩으로 코 주변을 왔다 갔다 하며 붙들고 있었죠(지금 생각해 보면 팔이 아팠는데도 그거 생각할 시간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땐 그냥 '지혈돼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으니깐요.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지혈이 되었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그곳은 아동 전문 응급실이 있다고 알려진 준종합병원이었기에. 그저 바라만 보는 처사에 많이 아쉽기도 했지요.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오호통제라"라는 말이 절로 나와요. 

💉 박사생이 병원에서 실제로 받은 코피 응급처치 3단계

1. 지혈제 근육주사 💉
병원에서는 먼저 지혈 목적의 주사를 근육에 투여합니다.
이는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혈소판 기능을 일시적으로 높여 지혈을 유도하려는 목적입니다.
대표적으로 에피네프린(혈관수축제)지혈 촉진제 계열이 사용되기도 해요.

2. 응고제 묻힌 거즈 삽입
지혈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면, 의사는 거즈나 지혈용 솜에 응고 촉진 물질(트롬빈, 젤라틴 등)을 묻혀
코 안의 출혈 부위에 직접 삽입하여 압박 지혈을 시도합니다.
코피가 오래 지속될 때 가장 효과적인 물리적 지혈법 중 하나예요.

3. 수액 링거 투여 💧
과다 출혈 시, 체액 보충을 위해 수액(생리식염수 또는 포도당 링거)을 정맥으로 투여합니다.
탈수나 혈압 저하를 막고, 전신 컨디션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코피는 왜 멈추지 않을까? 원인부터 짚어보자

대부분의 코피는 코 앞쪽 키셀바흐 부위에서 발생해요. 이 부위는 모세혈관이 풍부하여 건조하거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해요. 하지만 출혈이 오래 지속된다면, 고혈압, 혈액응고 장애, 비강 내 혈관 기형, 약물 복용(특히 항응고제)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어요.

특히 고혈압 환자나 혈우병, 또는 아스피린·와파린 같은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지혈 시간이 훨씬 길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요. 단순히 ‘많이 흘려서 놀랐다’는 감정 이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요.

📌 키셀바흐 부위란?
키셀바흐 부위(Kiesselbach's plexus)는 콧대 아래쪽, 콧구멍 안 비중격 앞부분에 있는 모세혈관 다발입니다.
이 부위는 피부에 가까운 얕은 위치에 있어 외부 자극이나 건조한 공기, 사소한 충격에도 쉽게 출혈이 발생합니다. 전체 코피의 약 90%가 이곳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코피를 지혈시키기 위한 자리(키셀바흐 부위)
코피를 지혈시키기 위한 자리(키셀바흐 부위)

📌 정말 중요해요! 코피 지혈은 이렇게!

  • 콧대 전체를 누르기보다는 콧구멍 바로 위쪽의 양쪽 콧볼(아랫부분)을 눌러야 키셀바흐 부위를 제대로 압박해서 지혈이 됩니다.
  • 고개는 뒤로 젖히지 말고, 살짝 숙인 상태를 유지하세요.
💊 항응고제란?
항응고제는 혈액이 굳는 것을 막아주는 약물이에요.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되지만, 코피가 날 경우 지혈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평소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라면 코피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와파린(Wafarin), 헤파린(Heparin) 계열, 신형 경구용 항응고제(DOACs/NOACs) 

⚠️ 중요한 점!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면 작은 상처도 지혈이 어렵고, 코피 나 멍도 더 심하게 날 수 있습니다. 특히 두 약(예: 아스피린+와파린) 병용 시 출혈 위험 극대화 시킴.

⚠️ 잘못된 응급처치, 알고 계셨나요?
고개를 뒤로 젖히는 행동은 오히려 피가 목으로 넘어가 위장 장애나 기도 흡입 위험이 있습니다.
휴지를 코에 계속 넣고 빼는 행동은 혈전 형성을 방해해 지혈이 더 늦어질 수 있어요.

올바른 방법은 콧볼을 5~10분간 꾸준히 누르고 고개는 살짝 숙이는 것입니다.
🏥 병원에 가야 할 때는?
- 코피가 20분 이상 멈추지 않는 경우
- 하루에 여러 번 반복되는 코피
- 어지러움, 창백함, 식은땀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될 때
- 고혈압, 항응고제 복용, 혈액 질환 이력이 있는 경우

이럴 땐 반드시 이비인후과나 응급실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불안한 눈빛의 병아리가 담요를 덮고 코피를 흘리며 약 리스트 옆에 앉아 있는 모습
불안한 눈빛의 병아리가 담요를 덮고 코피를 흘리며 약 리스트 옆에 앉아 있는 모습

📌 정신건강의학과나 내과 약을 복용 중이라면 꼭 확인하세요!

요즘처럼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불안으로 공황장애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약물 복용 인구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런 약들은 대부분 수면 유도제, 항불안제, 항정신병제, 진정제로 구성돼 있으며 같은 성분이라도 제품명이나 용량이 달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처방되곤 합니다.

아래와 같은 약을 복용 중이라면, 특별한 이유 없이 코피가 자주 나거나 지혈이 어려운 경우 복용 중인 약물이 원인일 수 있으니 담당 의사에게 꼭 상담해 보세요. 특히 쿠티아핀복합 투여 상태에서는 간기능·혈소판 검사 주기적 확인도 권장돼요.

약물명 주요 작용 코피와의 연관성
스틸녹스CR(졸피뎀) 수면 유도제 ❌ 직접 영향은 없음 (어지럼, 낙상 주의)
클로나제팜 항불안·항경련제 ⚠ 간접적 자율신경 영향 가능
쿠티아핀(퀘티아핀) 항정신병제 ⚠ 혈소판 감소 보고 있음, 정기적 혈액검사 권장
멀타핀(미르타자핀) 항우울제 (NaSSA) 🟢 SSRI보단 위험 낮지만 주의
디아제팜 진정·항불안제 ❌ 직접 출혈 영향 없음(졸림, 낙상 주의)

📣 본인의 몸은 본인이 지켜야 합니다!

혹시 본인이 복용 중인 약의 이름을 모른다거나, 그 약의 부작용을 모르고 계시진 않나요?
지금 바로 약물 내역을 확인하고, 하나하나 체크해 보세요. 병원 진료 기록이나 처방 앱, 약 봉투를 확인해도 좋고, AI 도구를 활용해 간단히 검색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작은 무지와 방심이 예상치 못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확인하세요. 당신의 건강은 무엇보다 소중하니까요.

👶 아이의 코피, 너무 자주 난다면?
성장기 어린이는 혈관이 얇고 민감해 코피가 자주 날 수 있어요. 자주 코를 파거나 실내가 건조한 환경일 경우에도 쉽게 출혈이 생깁니다. 하지만 빈혈, 혈소판 감소, 비염 등의 문제가 원인일 수 있으니 빈번하거나 지혈이 오래 걸린다면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코피를 닦으며 약통을 든 곰 인형이 병원 진료실에 앉아 있는 모습
코피를 닦으며 약통을 든 곰 인형이 병원 진료실에 앉아 있는 모습

코피 멈추는 올바른 방법은 따로 있다

일반적인 코피 대처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고개를 뒤로 젖히지 말고 살짝 숙여 피가 목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합니다.
2. 손가락이나 찬 거즈로 콧볼을 양쪽에서 5~10분간 꾸준히 눌러줍니다.
3. 얼음팩을 코 주변이나 목덜미에 대어 혈관 수축을 유도합니다.
4. 코에 휴지를 넣고 반복적으로 뺐다 끼우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오히려 지혈을 방해합니다.

출혈이 20분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특히 얼굴 창백, 어지러움, 기절 증상이 동반되면 응급상황일 수 있습니다. 코피는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지혈이 잘 안 되는 경우는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아들과 박사생의 경험을 보며, 단순한 증상이라도 정확한 응급처치와 병원 진료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아이가 있거나 지병이 있는 가족이 있다면, 미리 지혈 방법과 병원 방문 시기를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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